700억 대작이라며... 허술함으로 실망 안긴 '경성크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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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리뷰] 넷플릭스 <경성크리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느린 전개와 속도감 때문에 초반부터 몰입은 깨져버린다. 다수의 흥행 요소를 갖추었지만 크리처물, 로맨스물, 시대극의 어떠한 장점도 살려내지 못한다. 어디서 많이 본 전개와 전혀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가 다음 화를 시청할 흥미를 떨어트리고야 만다.
크리처, 고어, 슬래셔물이 주는 스릴과 공포감, 로맨스물에서 얻을 수 있는 따뜻함과 휴머니즘, 역사물이 뒷받침해 주는 빈티지한 분위기를 엮었으나 산만하다. 다양한 재료가 섞여도 조화를 이루는 비빔밥이면 좋았겠지만, 그저 특색 없이 밋밋한 음식이라 손이 가지 않는다.
안타깝게도 크리처의 CG도 조악해 존재감이 크지 않다. 국어책 읽는 듯한 어색한 일본어 대사와 진지한 회차가 끝나고 나오는 경쾌한 OST의 부조화도 걸림돌이다. 일제강점기가 배경이고 모국어가 아니기에 부자연스러움을 이해하더라도 대사의 감정선이 느껴지지 않다. 평면적인 악인이 거듭되자 긴장감도 저하된다. 당시 쓰던 단어와 말투를 쓰면서도 갑자기 현대어와 유행어가 끼어드는 식의 중구난방 톤이 갈피를 잡지 못한다.
한국 콘텐츠의 인기만 믿고 OTT 플랫폼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부작용인 걸까. 차라리 정동윤 감독, 강은경 작가의 경력을 알지 못했으면 좋았을까 싶은 실망이 크다. 둘 다 가보지 길에 도전했고,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없다 쳐도 아쉬운 결과다.
장혜령
http://n.news.naver.com/article/047/0002416918?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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